안녕하십니까? 2016년 삼성전자 5급 공채에 합격한 26전27기 김OO입니다. 26번을 도전하면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님께서 함께 응원해주셔서 현재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동안의 과정들을 함께 나누어보려 합니다.

<나만의 길을 찾는다는 것>

어린 시절 손을 뻗을 수 있는 콘센트는 테이프로 막혀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부모님께 여쭈어보니 위험하다며 절대 테이프를 떼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점차 성장함에 따라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전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때 막대자석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성질이 전기와 관련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으며 중학생 때 자석과 코일을 이용해 전류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하였고 이 원리에 대해 배우던 중 전기 분야에 흥미가 생겨 중학교 3학년, 인문계와 특성화 고등학교 사이에서 갈등하던 중 현장 감각을 먼저 익혀 경험이 풍부한 기술자로 성장하고자 특성화 고등학교인 OO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렇게 고졸취업이라는 목표를 잡고 성실히 학교생활에 임한 결과 3년간 학급회장을 하면서 과 2등의 내신 성적을 거두며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고 농구부와 동아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함으로써 의지를 다졌습니다.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것>

그렇게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과 2등의 성적과 전기, 승강기 기능사와 각종 ITQ자격증이 있어서 쉽게 취업에 성공할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기업마다 자기소개서 항목과 필기시험이 다르고 NCS기반 평가의 첫 실시로 초반부터 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6월에 삼성전자 5급 공채가 나왔고 2학년 때부터 삼성의 필기시험인 ssat를 공부해오던 저는 자신감을 가지고 필기시험까지 남은 시간동안 항상 도서관에 가서 ssat를 공부했습니다. 밤 10시가 되어 도서관을 나올 때면 피곤했지만 좀 더 꿈에 다가갔다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필기시험 당일, 친구들과 아침 일찍 만나 시험장에 가서 그동안의 과정을 생각해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필기합격자 발표 날에 마음이 쿵쿵대는 것을 느끼며 확인해보았고 ‘합격’이라는 단어에 안도감과 동시에 불안함에 휩싸였습니다. 제 인생에 첫 면접인 만큼 진로선생님과 함께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직무면접에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못한 것 같아 아쉬웠고 합격자 발표 날에 ‘불합격’이라는 단어에 선생님과 부모님께 죄송하고 제 자신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께서는 ‘이런 것도 다 경험이다.’, ‘이번에 면접까지 왔으니 다음번엔 꼭 합격할꺼야.’ 라며 위로해주셨고 이 경험은 열정을 더욱 불타오르게 해주어 저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속해서 도전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떨어진 이후에 많은 연습을 통해 다음에 있을 면접은 꼭 붙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그 뒤에 있었던 코닝정밀소재 면접에서 불합격하면서 자신감은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 이후 서울과 경기 각 지역은 물론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시험을 보기 위해 대전에만 5번, 한국남부발전소 필기의 부산, 한국남동발전소 필기의 진해 등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합격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하나 둘 씩 공기업, 대기업에 취업하는데 오늘도 자기소개서를 써 나가는 제 모습을 보며 한심하고 비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열정과 자존감은 바닥이 되었고 아침 해를 보면서 잠이 들 정도로 불면증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졸업식 때 다른 친구들은 안부를 나누고 졸업을 축하하는 반면 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성인이 되는 것이 두렵고 부끄러워 그 날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재학 중에 혹시 몰라서 지원했던 대학교에 입학하려는 중 저에게 꿈만 같은 기회가 왔습니다. 작년 12월에 신입사원을 모집했던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다시 한 번 졸업생 중에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낸 것입니다. 자기소개서를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작성했고 필기시험(영어, 한국사) 만점을 목표로 하여 새벽부터 일어나 절실히 공부했습니다. 하늘이 제 절실함을 알아주었는지 필기시험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최종 관문인 면접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3번의 면접에서 떨어지면서 많은 준비를 통해 어떤 질문이든 자신이 있었습니다. 면접 당일, 친구들과 함께 아침 일찍 만나서 면접장으로 가는 동안 ‘이번 기회는 꼭 잡는다.’라는 각오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꼭 붙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준비한 만큼의 대답을 못했고 다시 한 번 면접에서 떨어지는 쓴 맛을 봐야 했습니다. 합격자 발표 날에는 함께 지원한 친구들 중 저만 불합격하였고 합격한 친구들을 축하해주면서 씁쓸하고 착잡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학교장 추천제였는데 제가 지원하여 추천받지 못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삼성전자의 합격을 안겨준 ‘끈기’>

졸업 후에도 계속 취업준비를 하던 중 2016년 5월 삼성전자 5급 공채가 나왔고 다시 한 번 희망을 느꼈습니다. 먼저 자기소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쓰고 맞춤법 검사를 반복하면서 서류전형을 합격하였고 작년 ssat책 2권은 물론 신 유형인 gsat도 여러 번 풀어보면서 철저하게 준비하여 필기시험 합격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1년 만에 삼성전자 면접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며 진로선생님, 먼저 취업한 친구들과 함께 작년에 나왔던 직무면접 내용은 물론 a4용지 20장 정도의 질문들을 준비해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면접 당일, 합격을 기원하는 친구들, 선생님의 문자와 새벽 4시에 셔틀버스가 있는 수원역까지 태워주신 어머니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감 있고 진솔하게 면접에 임하였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을 했습니다. 특히 직무면접에서는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연습했던 주제가 나와서 편안하게 대답하여 면접관께 ‘이 친구 잘 알고 있군요.’라는 호평도 받았습니다.

합격자 발표 날에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정말로 절실했던 합격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곧바로 어머니께 연락드려서 합격 소식을 전하였고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축하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야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삼성전자에 합격하면서 느낀 점은 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면접 연습을 도와준다고 맛있는 것을 사들고 찾아오는 친구들, 졸업생이지만 끝까지 책임져주신 선생님들, 계속 떨어져도 항상 뒤에서 서포트 해주시는 부모님의 응원으로 제가 현재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계속되는 취업준비 속에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끈기를 가지고 도전한 제 자신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오늘도 취업준비로 바쁜 후배들과 취업준비생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끈기를 가지고 계속해서 도전하세요. 많은 어려움도 더 많은 도전과 끈기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사람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세요. 그들은 항상 우리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너무 힘들 때는 ‘김범수-지나간다’라는 노래를 들어보세요. 저는 이 노래를 듣고 항상 의지를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저를 축구경기 ‘전반전 10분’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서툴고 익숙하지 않은 탐색전인 전반전 10분,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뛰어보고 싶습니다.